이런 저런 얘기

홍예교의 사랑이야기

김시동 2022. 11. 11. 18:27

건국대 일감호(一鑑湖)에는 홍예교과 박물관앞 호석(虎石)이 있다.

일감호 일대는 조선시대에 말을 키우던 목장의 습지였다. 습지를 개발하여 그 물길을 모아 만든 호수가 일감호(一鑑湖)이다.

원래 활수천(活水泉)”이라는 우물이 있어 일감호의 물을 공급하였다고 한다. 활수천의 많은 물이 일감호를 가득 차게하고, 거울처럼 많게 보이게 한 것이다. 마음을 맑게 수양한다는 상징을 담고 있다.

 

상허(常虛) 선생(先生)은 그림처럼 일감호를 두호수로 만들어 두 호수가 만나는 홍예교를 만들었다. 두 개의 호수가 만나 한 개의 호수가 되고, 홍예교를 건너는 사람이 서로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지도 한다.

 

홍예교(虹霓橋을 뜻풀이 하면 홍예(虹霓)의 홍()자는 뜻을 나타내는 벌레훼(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와 음()을 나타내는 동시(同時)하늘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으로 이루어지며, 하늘에 걸린 뱀이 용()을로 상상하였고 하늘에 나타난 용이 무지개라고 생각하였다.

 

홍예교(虹霓橋)를 건축할 때에는 보통 홍예교(虹霓橋)의 폭이 넓은 경우에는 쐐기돌 좌우에 있는 이맛돌에 용두(龍頭)를 조각하고(그림 왼쪽), 다리 폭이 좁은 경우에는 쐐기돌(홍예종석 虹霓宗石) 중앙에 용두(龍頭)가 아래로 보이게 조각하기도 한다.(그림 오른쪽)

()은 숫무지개, ()는 암무지개, 쌍무지개가 섰을 때 흐린 쪽을 말한다고, 홍예교(虹霓橋)는 암수 쌍무지개가 뜨다는 뜻으로 생각할 수 있다.

암컷용과 수컷용은 음양(陰陽)을 나타낸다. 우리의 삶에도 음양이 있다.

좋은 일이 양이고 나쁜 일이 음이라면,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은 양이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다는 것은 음이다.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짐도 음양(陰陽)으로 볼 수 있다. 음양은 자연의 이치(理致)이다.

홍예교에서 처음으로 남녀가 만나면 사랑을 하게 되고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같이 홍예교을 걸으면 헤어진다고 한다.

헤어진다는 것은 죽음을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다고 슬픔에 젖어 있을 수는 없다. 당장에 떠난 사람은 더 이상 만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헤어짐에 슬퍼하다 홍예교에서 다시 이승(今世)을 떠난 사랑하던 사람을 다시 만나 영원한 사람을 하게 된다는 상상할 수 있다.

일감호 건너편 박물관 앞 호석(虎石)이 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보고 있는 듯하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 홍예교의 얘기처럼 다시 만나면 내가 비통하고 슬픈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서로 만남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이야기를 서로가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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