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종묘에 길이 있다.

김시동 2022. 7. 19. 19:36

종묘에 망태버섯이 피기 시작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詩)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가 있다.

숲 속에 두갈래 길에서 한 길을 선택한다. 선택의 길이 있다.

어떤 이는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모험을 한다.

종묘 길은 모험할 길도 아니고 선택의 길도 아니다.

이미 만들어진 길이다. 더 이상의 변화도 할 수 없는 길이다.

종묘 길은 3도(三道)가 되었다가 2도(二道)가 되었다가 일도(一道)가 되기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한 덩어리의 길이다.

영조(英祖) 때에는 이 길을 박석(駁石) a) 이라 하였고, 신로(神路)와 향로(香路)로 위차(位次)를 두었으며 향로(香路)에 어로(御路)와 세자로(世子路)가 있으며 왕과 세자 그리고 정승이 함께 갈 대에는 정승(政丞)이 가는 길을 어로와 세자로를 구분하기 위해 향로(香路)라 하였다.

현재 신로가 다음 그림에서와 같다. 현재 신로는 대문에서 재궁(齋宮)까지 이어지고 또 재궁에서 다시 정전(正殿) 신문(神門)으로 이어지고 있다.

 

a) 益炡曰, 頃者宗廟擧動時, 有神路修改之敎, 故今方磨鍊, 而前後殿路, 一體修改乎? 上曰, 前後同爲之, 可也。益炡曰, 自外大門至神門齋室, 而神路則當初有駁石, 至於御路無石矣。上曰, 有路處, 傍有駁石, 則至於鋪石, 不爲之, 可也。益炡曰, 然則外大門路, 依前修改乎? 不然, 鋪石之際, 似有弊矣。上曰, 新開香路, 若自前無石, 則不爲之, 可也。益炡曰, 其時宗廟官員, 迷迥陳達, 故敢此稟定矣。上曰, 鋪石則止之事, 分付, 可也。

-영조 16년 4월 19일 (기축) 원본910책/탈초본49책 (2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