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길산(雲吉山) 수종사(水鍾寺)

며칠전 폭설(暴雪)이 내렸다.

수종사 오르는 길은 눈이 녹기 시작하여

숲을 걷다보면 물방울이 떨어져 비가 오는 것 같았다. 길은 질퍽질퍽했다.

그래도 곳곳에 눈밭이 새로운 형태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특히 폭설로 소나무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

불이문(不二門) 위에도  소나무가 얹혀 있다.

그나마 눈이 녹아 해탈문(解脫門)까지 가는 길은 편안했다.

해탈문을 지나 수종사(水鍾寺)에 이르게 된다.

수종사 대웅전(大雄殿) 앞에 스님이 대중(大衆)를 반긴다.

 

수종사 대웅보전(大雄寶殿) 앞을 내려다보면 두물머리가 보인다.

수종사 일원은 명승 제109호로 소재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 1060일대이다.

봄·여름·가을·겨울 연중 내내 신록·단풍·설경이 신비스러우며, 일출·일몰·운해 등 어느 시간의 풍광이라도 대단히 아름다운 전망을 보여주고 있어 경관가치가 큰 곳이다.

초의선사가 정약용을 찾아와 한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차를 마신 장소로서, 차문화와 깊은 인연이 있는 곳이며, 현재 수종사는 삼정헌(三鼎軒)이라는 다실을 지어 차 문화를 계승하고 있어 차 문화를 상징하는 사찰로 이름이 높다.

 

현재의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의 경관을 보여주는 그림으로 겸재 정선(1676~1759) 독백탄(獨栢灘)가 있어 그 시대의 명승지 경관을 보여주기도 한다.

 

전하는 설화에 따르면, 고려 태조 왕건이 산 위에서 솟아난 이상한 구름 기운을 보고 가 보았더니 우물 속에 동종이 있어서 그곳에 절을 짓고 수종사라고 이름 붙였다고 하며, 1458년(세조)4년에 금강산을 다녀오전 길에 이수두(二水頭 : 兩水里)에서 유숙하던 세조가 운길산(雲吉山)에서 종소리를 듣고 깨어나 주변을 찾아보니 18나한상이 보셔져 있는 바위굴에서 물소리가 종소리처럼 울려 퍼지고 있어서 이름을 수종사(水鍾寺)라고 하고 중창하였다고도 한다.

 

대웅전(大雄殿) 좌측에 보물 제2013호 ‘남양주 수종사 승탑(僧塔)’, 삼층석탑(三層石塔), 보물 제 1808호‘남양주 수종사 팔각오층석탑(八角五層石塔)’이 있다.

승탑(僧塔)은 태종(1367~1422)의 딸 정혜옹주(貞惠翁主, ?~1457)를 위한 사리탑으로 확인됐다. 정혜옹주는 태종의 후궁 의빈권씨(懿嬪權氏, 1384~1457)가 낳은 딸로 1419년 운성부원군 박종우(?~1464)에게 하가했으나 5년 만에 죽었다. 의빈 권씨가 키운 세종의 여섯째 아들 금성대군(錦城大君)이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의빈 권씨는 태종 사후에 출가해 승려가 됐고 금성대군 역시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승탑(僧塔)은 승려가 된 의빈권씨(懿嬪權氏)를 따라 사후(死後)에 정혜옹주(貞惠翁主)도 승려의 위치까지 추숭(追崇)하여 만든 최초의 비구니의 승탑이 아닐까 한다.

 

팔각오층석탑(八角五層石塔)은 함께 발견된 묵서명을 통해서 이 불상들 가운데 태종의 후궁이었던 명빈 명빈김씨(明嬪金氏, ?-1479)가 발원조성 하고, 성종의 후궁들이 홍치 6년(1493)에 납입했다고 하는 불상 2구(석가여래 1구와 관음보살 1구)와 인목대비(仁穆大妃,)의 발원으로 조성된 금동불·보살상들, 숭정원년(1628)에 화원[조각승] 성인(性仁)이 조성한 금동비로자나불좌상(대좌바닥에 명문음각)이 확인되어, 석탑 건립의 하한은 1493년이며 1628년에 중수된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석탑 중 유일하면서 고려시대 팔각석탑의 전통을 이으면서 규모가 작아지고 장식적으로 변모한 조선 초기 석탑의 형태를 잘 보여준다. 이 탑에서는 1957년 해체수리 시에 1층 탑신과 옥개석, 기단 중대석에서 19구의 불상이 발견되었고, 1970년 이전 시에는 2층, 3층 옥개석에서 12구의 불상이 발견되었다.

승탑(僧塔)과 오층탑에 기단에서부터 정상부까지 빼곡히 구름문양이 새겨져 있어 여성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이는 조선 초기 왕실의 불교 신앙과 그 조형의 새로운 경향을 알려준다. 완전한 유교(儒敎)만을 세자시강(世子侍講)을 받은 성종(成宗) 이전까지 조선의 불교의 믿음이 궁궐에 있었다.

 

대웅전 우측으로 내려가면

범종각(梵鐘閣)이 보이고

그 바로 아래에 은행나무가 보인다. 세조(世祖)는 이곳에 절을 복원해 수종사라 부르고 이 은행나무(500년)을 하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