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미호(美湖), 석실서원(石室書院)과 조말생묘역(趙末生墓域)

김시동 2024. 10. 17. 19:07

미호(美湖)는 강동대교와 미사대교 사이의 한강을 말한다.

강 물이 흘러 왕숙천 물길과 만나면 더욱 유속이 느려져 강은 강이되 호수처럼 보인다. 해서 미강(渼江)이 아니라 미호(渼湖)라 불렀다

동국여지승람신증동국여지승람을 살펴보면 미음진의 주위 동쪽 70리에 있어 광주로통한다.”고 나와 있는데 미음진은 평구역(삼패동에 있던 역)에서 광주를 잇는 나루터의 하나로 남북 교통로의 요지였다.

 

흔히 미음나루, 둔지나루라고 한 미호진(美湖津)이 있다. 미호진 뒤쪽 봉우리에 지금의 수석리토성이 있어 신라말부터 고려 초기까지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흙으로 쌓아 만든 군사유적이다. 백제초기 중심적인 취락이 있었음을 알려준다.

이 지역은 남양홍씨(南洋洪氏)의 선산이었다.

 

남양홍씨의 딸이 장동김씨(壯洞金氏) 김번(金璠)에게 출가하여 두 가문은 사돈지간이 되었다. 남양홍씨 딸의 뜻에 따라 남양홍씨(南洋洪氏) 선산 중 미호진(美湖津)쪽에 장동김씨(壯洞金氏)의 별서(別墅)가 만들어 졌다.

 

이곳에 효종71656) 지방의 유림의 공의를 모아 김상용(金尙容)과 김상헌(金尙憲)의 충절과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석실서원(石室書院)을 창건하였다.

본래 이곳 지명이 적실(賊室: 도적골) 마을이었다는데 이름도 석실(石室)로 바꾸었다 한다. 고창 선비 황윤석의 이재유고(頤齋遺藁)에도 이 동네에서 춘천으로 가는 고개를 적실현(賊室峴)이라 했으니 도둑이 많았던 때가 있었나 보다.

 

1663(현종 4) 조정에서는 석실사(石室祠)라는 편액을 내려 주었다. 나라의 편액을 받은 석실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선을 대표하는 사액서원(賜額書院) 중 하나인 석실서원(石室書院)이 되었다. 자연히 장동김씨 가문은 조선을 대표하는 명문가로 발돋움하였다.

옛지도

숙종 21(1695)에 예조참의 이징명(李徵明)의 건의에 따라, 김수항(金壽恒, 1629~1689), 민정중(閔鼎重, 1628~1692), 이단상(李端相, 1628~1669)을 추가로 배향할 것을 임금께 상주하여 2년 뒤에 그들의 배향이 결정되었고, 숙종 36(1710)에는 다시 추가로 김수항(金壽恒)의 차자(次子)인 김창협(金昌協, 1651~1708)이 배향되기에 이른다.

아울러 뒤이어 김수항의 3자인 김창흡(金昌翕, 1653~1722), 김원행(金元行, 1702~1772), 김이안(金履安, 1722~1791)이 추가배향이 이뤄졌고, 최종적으로 김조순(金祖淳, 1765~1832)의 배향이 결정되었다.

 

겸재 정선은 이곳 미호(美湖)를 경교명승첩(京郊名勝貼)에 그렸는데 농암(農巖) 김창협이 은거해서 산 집인데 삼주삼산각(三洲三山閣)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집과 주변 배경을 그린 것이다,

이들 장동김문(壯洞金門)이 어려움을 겪거나 퇴임 후에 은거한 퇴후지지(退後之地)는 바로 겸재의 두 그림 미호에 그려진 삼주삼산각

과 석실서원(石室書院: 남양주 수석동 석실마을)이었다.

이후 석실서원은 서인 노론계의 학자와 관리들을 다수 배출하며 명문 사립학교로 이름을 날리게 됩니다. 하지만 고종이 즉위하고 타도 안동김씨를 벼르던 흥선대원군이 집정한 후 이 서원을 가만 놔둘 리 없었겠죠? 결국 석실서원은 1868(고종 5)에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고 맙니다. 조말생 신도비 바로 위에  표석(標石)만 있다.

 

조말생 선생은 조선시대 조선 태조, 태종, 세종때의 문신이다.

1447년 세상을 떠나자 금곡동 묘적산(妙積山) 안장되었다가 1900년 고종(高宗)이 홍릉(洪陵) 천릉지(遷陵地)로 수용되고 이곳이 고종(高宗)의 능으로 봉표(封標)되자 석실서원(石室書院)이 훼철된 자리에 천장하였다.

조말생 신도비(神道碑)는 숙종 33(1707) 금곡동 묘소 앞에 있었으나 1938년 조말생(趙末生) 묘역(墓域)이 석실마을로 이장(移葬)된 후 묘역(墓域)아래 현 위치로 이건(移建)되었다.

조말생 신도비 아래에 영모재(永慕齋)가 있다. 양주조씨(楊洲趙氏) 문중 선조인 문강공 조말생(趙末生) 선생을 배향되고 있는 사당으로 1997년 후손 조원환(趙源煥)이 창건하였다.

 

이런 여러 정황을 알았었는가.

특이하게 귀부(龜趺)의 머리를 우로 돌리고 있다.

이건 아닌데라고 하는 듯하다.

'한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팔당호(八堂湖)에서  (4) 2024.11.13
한강에 <서 있는 사람들>  (0) 2024.10.30
구리시 신교(新橋)를 중심으로  (0) 2024.07.10
광진교(廣津橋)  (4) 2024.06.13
뚝섬  (0) 202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