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첫눈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김시동 2022. 12. 6. 17:42

22 12 3일 첫눈이 왔다.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첫눈 같은 세상을 만들고 있다.

눈사람도 만들었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정전 남쪽 담 수리 완료되었다.

지킴이 선생님께서 해설도 하였다.

금방 눈이 녹았다.

양지바른 종묘 담벼락 옆에 옹기종기 모이기도 했다.

 

 첫눈 오는날 만나자  / 정호승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옆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펄펄~~첫눈 오는 날 덕수궁 돌담길에서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덕수궁 돌담길을 웃으며 걸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