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얘기

모두들 죽는데 나라고 못 죽겠나

김시동 2024. 8. 8. 19:03

<이인숙의 옛 그림 예찬>에 안상철 잔설(殘雪)를 보니 책 내표지에 있었던 그림이었다. 그 책 이름은 잊었지만 잔설을 직접 한번 보고 싶었다.

「 잔설 ( 殘雪 ) 」

마침 막내가 시원한 곳으로 가자고 하여 가족들이 선택한 곳이 내 위주로는안상철미술관을 가보고 일반적으로 좋아할 만한 곳으로 미술관에서 가까운 마장호수를 가기로 했다.

안상철미술관에 도착하니 미술관 개관시간에 11시였다. 시간이 남아 미술관 옆 계단을 내려 갔다.

바로 기산저수지였다. 저수지 옆 소나무 그늘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았다. 쉬원하다.

기산저수지에서 본안상철미술관이다.

안상철미술관은 이곳에 유족들과 제자들은 안상철 화백 을 기리기 위하여 2006년 부지를 마련 하고 그의 아들인 건축가 안우성 의 설계와 () 코렘시스 건설의 시공으로 20088월 개관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2013년에 본 미술관은 경기도 지역 사립 미술관으로 등록하였습니다..

시간이 다 된 것 같아 미술관 안으로 입장했다. 지금 미술관에는 신현경 초대전을 하고 있었다.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도슨트가 그림 하나 하나 설명해 주었다.

 

첫 작품명이 모두들 죽는데 나라고 못 죽겠나이다.

아주 짧은 색연필 선()들로 채워진 작품이다. 이 작품에 덥혀 있는 색깔을 거두며 아름다운 꽃이 보일 것이다. 아름다운 꽃도 시간이 지나면 시든다.

꽃을 그리기 위해 한 선 또 한 선을 그어 나갈 때마다 시간이 지난다. 작품은 완성되고 작품이 완성된 만큼의 시간이 지나면 꽃도 시든다.

자연은 변한다. 꽃도 영원치 않는다. ()이 있으며 사()도 있다.

다음 작품들은 삶과 자연을 관찰하고 그 발견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추상화하였다.

 

바람에 기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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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해 보면 짧은 선과 선이 색연필로 섬세하게 그려졌다. 이처럼 이 선들이 전체를 메우는 형식이 에서 볼 수 있다.

부분 확대

은 단단한 판화지 위에 세밀한 바늘땀을 반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자연을 씨줄로, 계절을 날줄로 하여 시간과 공간을 함께 직조한 회화이다. 이러한 방식을 섬세한 색연필의 선들로 메우고 확장한 작업이 지속된 것 같다.

전시실 아래층으로 내려가면서 마지막에 이 전시되어 있다.

 

그림을 다 보고 난 후 층계를 따라 올라가는 공간에 안상철 화백의()시리즈 작품 중 한 작품이 있다.

()시리즈 회화의 평면성을 뛰어 넘어 입체적 추상까지 시도한 작품이다.

안상철 화백은 우리생활 주변의 평범한 것을 택하였다. , 평면적 사실성과 서구적 조형의식이 결합된 화면구성, 그리고 수묵과 묵필의 대담한 운용을 보여주었다.

잔설(殘雪)청일(淸日이 전통 산수화의 시각에서 탈피하여 점(), (), () 등의 유기적 관계에 입각한 서구적인 조형성을 이해하였다

청일

 

채색화(彩色畵) 정물(靜物)」과

만염몽(滿艶夢), 몽몽춘(朦夢春)등의 작품을 통해 본격적으로 추상화를 선보인 뒤,

「 몽몽춘 ( 朦夢春 ) 」

이후 ()시리즈를 발표하였다.

아무도 눈길이 닿지 않은 고목(古木)과 돌에 그 근원을 찾아주기 위해 생명을 불어넣었다.

아마도 고목(古木)이 되기 전으로 돌아갔을 때 저수지 옆 소나무처럼 생명을 있었음을 탐구하고 그 생명을 부활한 것처럼 보인다.

안상철 화백은 해방 이후 일본화에 대한 반발로 강렬한 채색을 거부하고 수묵을 강조하던 당시 한국화단의 흐름 속에서도 수묵과 채색이라는 재료의 한계를 넘나들면서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소재의 도입, 과감한 형상의 해체와 재구성, 평면성의 거부 등의 실험을 통해 한국화단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하였다

 

다시 윗층으로 올라가면 미술관 입구쪽에 전망 좋은 다실이 있었다.

 

안상철 미술관에서 나와 마장호수로 갔다.

마장호수에는 물놀이 공간도 있고 정자도 있었으며 출렁다리도 있었다.

마장호수를 건너는 출렁다리가 물위를 걷는 느낌을 주고 있다.

 

출렁다리를 걸으면서 자연과 내가 함께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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