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선생 고택에서
오른쪽으로 열녀문, 백송공원, 김흥경 묘역에 백송(白松)이 있다.
열녀문은
그림에서
현판에 烈女綏祿大夫月城尉兼五衛都摠府都廳管 贈諡貞孝公金漢藎配和順翁主之門
上之七年癸卯二月十二日 特命旌門이다.
화순옹주(和順翁主)는 영조(英祖)의 서녀로 어머니는 정빈이씨(靖嬪李氏)이다. 1725년(영조 1)에 화순옹주로 봉해졌고, 1732년 영의정 김흥경(金興慶)의 아들인 월성위 김한신(金漢藎)과 결혼하였다.
충남 예산의 용궁리에 왕자지(王子池)에 관한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화순옹주는 자수를 아주 잘 놓았는데, 하루는 아버지의 곤룡포를 만들었다. 옹주는 곤룡포를 완성한 뒤에 어떤지 품을 보려고 남편 김한신에게 입어보게 하였다. 그런데 김한신이 임금만이 입는 곤룡포를 입은 모습을 본 사도세자가 격분하여 옆에 있던 벼루를 들어 김한신을 내리쳤다. 이로 인해 김한신이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김한신(金漢藎)는 39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화순옹주(和順翁主)는 14일을 굶어 남편의 뒤를 따라 세상을 떠났다. 월성위 김한신 묘(月城尉金漢藎墓)에 합장(合葬)하였다.
영조는 옹주가 아버지의 말을 따르지 않고 죽었으니 불효라 하며 열녀문을 내리지 않았으나, 후에 정조(正祖)가 열녀문을 내렸다. 화순옹주는 조선왕실에서 나온 유일한 열녀이다.
정문(旌門)은 김정희 선생이 왕족이라고 증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백송(白松)은 추사 김정희 선생이 조선 순조 9년(1809) 10월에 아버지 김노경(金魯敬)을 따라서 중국 청나라 연경에 갔다가 돌아올 때 백송(白松)의 종자를 필통에 넣어가지고 와서 고조부 김흥경(高祖父 金興慶)의 묘 앞에 심었던 것이라고 전해진다.
청나라에서 가지고 왔다는 것은 백송을 청나라 문화와 역사를 상징한 것이 아닐까 한다.
또 추사 김정희 선생은 옹방강(翁方綱, 1733년 ~ 1818년) 등 청나라 유학자들이 해동제일통유라는 칭찬을 받을 정도로 조선의 문화와 역사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함으로써 중국학문과 사상에 조선에서 누구보다도 더 우월한 지식인이라고 자부한 것이 아닌가 한다.
왕족(王族)이면서 우월한 지식인인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은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 이하응(李昰應), 원교 이광사(圓敎 李匡師), 창암 이삼만(蒼巖 李三晩), 우봉 조희룡(又峰 趙熙龍)과 무자비하게 비판함으로써 추사가 얼마나 거만하고 독선적이었기에 ‘항상 반론을 갖고 사는 요사스럽고 교활한 자식’이라며 비판했다.
먼저 1830년(순조 30년) 부사과 김우명이라는 인물이 올린 상소문에
“김노경(金魯敬 秋史의 부친)의 요사스런 자식은 항상 반론을 가지고 교활하게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륜이 허물어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았습니다.”(<순조실록> 1830년 8월 27일)
아무리 김우명이 정적이었어도, 추사가 얼마나 거만하고 독선적이었기에 ‘항상 반론을 갖고 사는 요사스럽고 교활한 자식’이라며 비판했다.
추사 선생을 거만하고 독선적이며 요사스럽고 교활한 것으로만 볼 것인가
단편적인 한 면을 보고 추사선생을 거만하고 독선적이다 라고 강조하여 추사선생을 말하지 않는다.
최열은 추사선생을 서예가로 알려졌지만 예술과 학문의 경계를 넘나든 천재였다. 당대 최고의 명필로 '추사체'라는 독창적인 글씨체를 완성한 추사 김정희(1786~1856)는 글씨뿐만 아니라 그림과 시에도 능했다. 고증학과 금석학 등 학문에서도 대가 반열에 올랐다.
최열은 "추사 김정희는 학문을 예술처럼, 예술을 학문처럼 다뤘다. 학문과 예술을 혼융하여 '학예주의'의 절정에 도달했고, 이 어려운 경지에 이르러 신묘한 예술세계를 실현했다"고 말했다.
추사선생을 생각하면서 우리 문학에서도 단편적인 한 면만 강조하여 비판할 것이 아니라 작가의 전체적인 면을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의 문학사(文學史)가 정립되고 기초가 됨으로써 앞으로 노벨상이니 무슨 상이니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참조1 : "참된 학예주의자 김정희"…미술평론가 최열의 추사 평전
참조2 : 추사 김정희는 왜 "요사스런 자식!"이라 욕 먹었을까 / 이기환 기자의 흔적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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